“화합과 신뢰로 업계 위기 헤쳐나갈 것”
오성문 전국전세버스연합회장 인터뷰
대출·할부 납부 일시도래하지 않게 해줘야
조세·유가보조금 등 차별 해소 노력할 것
전국전세버스연합회 제12대 연합회장 선거가 예상과는 다르게 1차 투표에서 오성문 서울전세버스조합 이사장이 과반수를 넘겨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세버스연합회는 지난 2018년 11대 연합회장 선거 이후 법정 다툼을 하며 내홍을 겪었다.
그런 사이 업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어 신임 회장이 펼칠 연합회의 운영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역 앞에 위치한 연합회 사무실에서 오성문 신임 회장을 만나 선거 뒷이야기와 업계의 과제 등을 물어봤다.
▲ 이번 연합회장 선거 과정에 갈등은 없었나?
없었다. ‘이래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과 ‘공멸한다’라는 인식이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7월 1일 부임했다. 6월 30일까지는 과거다. 미래를 향해 가야지 과거로 돌아가자고 하면 안 된다.
▲ 그동안 연합회 운영 과정에서 갈라진 의견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지?
서울에서 이사장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아무 것도 아닌 걸로 트집 잡으면 끝이 없다는 것이었다. 리더가 소통하고 잘 설득하자고 다짐했다.
그동안 (힘든 일도 겪으며) 바깥 사람이 모함하면 똑같이 대적했을 것이다.그러나 우리는 구성원이다. 안 보고 갈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면 설득해야지 평생 그렇게 갈 수는 없다. 내가 내려놓든가, 아니면 설득해야 한다. 설득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다. 신뢰가 없으니까 의심이 생긴다. 두 번째는 정직이고, 세 번째는 소통이다. 원리원칙대로 행동하겠다. 지난 일을 들추기보단, 화합과 미래로 나아가겠다.
▲ 현재 업계 상황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상황에 근접하고 있다. 수학여행과 관광 수요가 많은 9~10월에는 2019년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행사 등 장비가 없고 인력만 있는 곳은 폐업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는 버스라는 장비를 갖고 있고, 할부를 안고 있으니 폐업을 할 수도 없다.
면허를 일시 정지했던 곳은 90% 정도 복구된 것 같다.
▲ 정부에 바라는 지원이나 정책은
업계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금융 혜택, 직접 피해 보상, 세제를 통해 도와줄 수 있는 방법 등이 있다.
우선 손실보상금은 이자를 내면서 할부 유예를 받고 있었다. 이게 할부와 동시에 대출금을 갚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올 수 있다.
한 예로 고용안정지원금 등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정부는 금융 대출과 할부 유예기간 만료가 한꺼번에 도래하지 않도록 금융사의 할부기간 조정 등을 유도해야 한다.
▲ 전세버스 업계에 대한 차별 시정 요구는 어떤 것들이 있나?
정부 입장에서는 대중교통이 1순위, 화물이 그 다음 순위다. 전세버스 업계는 소비성 향락사업으로 분류돼 모든 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이는 업계의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봄, 가을에 관광 목적으로 전세버스를 운행하는 건 전체의 20%밖에 안 된다. 이미 학생의 등하교와 공무원 및 기업 출·퇴근 등 준대중교통으로서의 역할이 중심이 된 지 오래 됐다. 이렇게 보면 부가세라든지 취득세 등 조세 정책에 대한 형평성이 맞지 않아 업계가 늘 손해를 본다.
유가보조금도 그렇다. 2000년에 유가보조금 생기면서 전세버스만 제외됐다. 당시 담당 부서 관계자가 “제도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보고 전세버스도 넣어주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담당자가 바뀌면서 유야무야됐고, 여전히 그대로다.
일각에서는 요금이 자율화됐으니 그만큼 올리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시장 요금은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때문에 고유가 시대가 되면 늘 불안하다. 고물가와 고금리 때문에 운행을 해도 겁이 난다. 최근 기름값 폭등으로 인해 운송원가에서 유류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종전 25%에서 30%가 넘었다.
▲ 투명한 운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은?
공제사업을 하다 보니 다루는 예산이 많다.
공제사업은 국토토통부 심사와 감사를 받기 때문에 유용하는 건 없다.
서울에서와 마찬가지로 다음달부터 예산 집행내역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려고 한다. 각 시도에서 궁금한 조합원들이 볼 수 있도록 예산 집행 내역을 비교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
▲ 대도시의 차고지 마련 문제가 심각하다
차고지 문제는 마을버스와 특수여객처럼 인접 시군 주차를 허용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차고지 설치를 인가받으려면 차고지와 주차장뿐 아니라 정비 시설과 세차장까지 갖춰야 한다. 하지만 서울에 1급 정비공장이나 대형버스 세차장까지 갖춘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주차장도 마찬가지다.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 게 아니다. 서울뿐 아니라 울산과 광주, 부산 등 광역시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땅값도 비싸고, 인가 조건도 더 까다로운데 광역시에서 이런 식으로 업계를 대한다면, 광역시는 전세버스가 하나도 필요 없다는 논리다.
오늘도 국토부 관계자를 만나 이 문제를 건의했다. “16개 시도가 합의를 했냐”고 물어보는데 각 시도마다 상황이 다른데 어떻게 자율적으로 해결하나. 정부의 결단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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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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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교통신문(http://www.gyotong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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