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탄천주차장 비워라" 서울시 통보에 버스 업체들 '난감'
[CBS노컷뉴스 김태헌 기자]
서울 탄천유수지 공영주차장 모습.(사진=연합뉴스)서울 강남과 송파, 잠실 일대를 개발하는 '국제교류 복합지구' 조성사업에 따라 탄천공영주차장이 폐쇄되면서 서울시와 버스 업체들이 대체 주차공간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재 탄천주차장을 이용하는 전세버스 600여대와 기타 특수목적 차량 수백대가 졸지에 갈 곳을 잃기 때문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5월 '탄천 공영주차장 폐쇄 관련 행정처분 시행 사전예고'라는 공문을 서울시 전세버스운송사업조합에 보냈다.
해당 공문에서 서울시는 "오는 2021년 6월 말 탄천 공영주차장이 폐쇄된다"며 "올해 12월 31일까지 등록된 차고지를 모두 이전해달라"고 통보했다.
이어 "위 기한까지 대체 차고지를 확보·등록하지 못한 운수회사는 행정처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기에서 행정처분은 운수업 '등록 취소'를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정식 공문으로 '탄천주차장 폐쇄'와 '차고지 이전'을 처음 통보한 것은 올해 3월 쯤이다. 이후 5월과 7월 연달아 협조 공문 등을 보내며 대체 차고지를 마련하지 않으면 행정처분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서울시뿐 아니라 탄천주차장을 관리하는 송파구시설관리공단에서도 "12월31일 부로 차고지와 운수회사 사무실 이용 계약을 종료한다. 보유 차량과 사무실 집기류, 물품 등을 그날까지 모두 빼달라"고 고지했다고 한다.
도로에 주차돼 있는 전세버스들.(사진=연합뉴스)버스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코로나19 여파로 관광업이 직격탄을 맞아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주차 공간까지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서울시에 대체 차고지를 조성해달라고 후보지까지 찾아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 2016년 강남구 등과 함께 세곡동 일대 개발을 추진했다가 주민들 반대 민원으로 중단했다. 이후에도 서초와 강동, 강서 등 후보 부지들을 검토했지만 모두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의 주택공급방안으로 공공기관의 유휴부지 활용을 제시하면서 버스업체들의 상황은 한층 더 어려워졌다. 그린벨트 개발이 무산되면서, 지자체들이 유휴부지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서울시는 관할 내에 대체차고지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형 전세버스가 수백대씩 주차할 만큼 큰 부지가 서울 내에 현실적으로 없다"면서 "탄천주차장과 인접한 경기도 하남, 성남 등에 부지를 마련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행법상 서울시에 등록된 운수업체는 사무실과 차고지를 '서울' 행정구역 내에 마련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정을 알고 있다. 시에서도 여러 방향으로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도 "국토부에 관련 규정을 개정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전국적으로 협의된 내용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 운수업체 관계자는 "수십년 동안 이용했던 주차장을 잃고 회사 등록까지 취소될 위기"라며 "수천명의 종사자와 가족들이 생계를 잃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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