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판매 주유소 전무"···지원대책도 없어
“우선 관리대상 포함시켜 소량이라도 지급을”
전세버스와 특수여객 업계가 요소수를 구하기 힘들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특히 서울지역에는 요소수를 판매하는 주유소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부와 지자체에 전세버스와 특수여객도 ‘우선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소량이라도 우선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불거진 요소수 대란 이후 정부가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하는 등 직접 나서 요소수를 각 시·도에 공급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 역시 요소수 관련 전담 조직을 꾸려 대응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대부분 ▲시내·마을·농어촌 버스 등 대중교통 ▲소방차와 구급차 등 응급차량 ▲생활 폐기물 수거 차량 및 장애인 콜택시 등을 ‘우선 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요소수를 우선 공급했다.
이 과정에서 전세버스와 특수여객 업계에 대한 지원 대책은 뚜렷하지 않아 지자체마다 요소수 공급이 제각각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버스를 요소수 우선 배정 대상에 포함시킨 곳은 부산과 광주, 충북·충남 등 4곳이고 특수버스에 배정한 곳은 부산과 광주, 충남, 경북, 대전 등 5곳이었다. 그나마 이들이 지원받은 물량은 수십~수백ℓ에 불과했다.
업계는 전세버스의 공공성과 특수여객의 특성을 고려해 지금이라도 우선 관리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세버스는 관광 외에도 직장인 출·퇴근과 학생들의 학교 및 학원 등·하교에 이용하는 등 대중교통의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 또 마을·농어촌버스 운행 차질 또는 시외버스 파업 시 대체 투입, 명절 특별 수송 대책 지원, 코로나 의심 환자 입국 시 공항 이송 등을 맡고 있다.
장례와 운구, 국과수 이송 등에 쓰이는 특수여객은 1인 업체가 전체의 52%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영세 업종이다.
전국 전세버스 3만8490대 중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 대수는 2만8559대로 약 70%, 특수여객은 3348대 중 1321대로 39%에 달한다.
게다가 현재 서울에서 요소수를 사려면 인천이나 경기도로 가야 하거나 요소수를 파는 고속도로 주유소를 이용해야만 한다.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서비스인 오피넷에 따르면 요소수를 파는 중점 유통 주유소는 인천에 5곳, 경기도는 14곳이었지만 서울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지역 한 전세버스 업체 관계자는 “얼마 전에 고속도로 주유소를 들러 10ℓ짜리 한 통을 3만2000원에 사왔다”며 “서울에 한두 곳이라도 요소수를 파는 주유소가 있어야지 살 때마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라는 얘기냐”며 하소연했다.
특수여객 업계는 요소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장의버스 운행이 중단돼 장례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난다고 걱정하고 있다.
전국특수여객연합회는 최근 정부에 낸 요소수 대책 건의서에서 “그동안 주유 시에 요소수를 보충해 와서 재고를 비축할 이유도, 여력도 없었다”며 “장의버스는 300~400㎞마다 요소수 공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요소수 대란이 장기화되면 장례식장 이송이나 국과수 부검 등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다.
정부는 지난 22일 ‘제14차 요소수 수급 관련 범부처 합동 대응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서는 요소수의 국내 생산·배분 관련 애로사항 해소 방안을 추가로 검토했지만, 전세버스와 특수여객 지원 방안은 논의되지 않았다.
서울지역에 요소수를 파는 주유소가 한 곳도 없는 만큼, 서울시에서 이들 업계를 ‘우선 관리대상’에 포함시켜 소량이라도 우선 공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세버스 업계 관계자는 “당연히 대중교통이 요소수 우선 공급 대상 1순위라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통근·통학차량이 멈추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면서 “우선 관리대상에 포함시켜 물량을 일정 부분 배정해 주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전세버스와 특수여객 업계의 애로사항은 처음 들었다”면서 “관련 부서에 문의해 현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답했다.
출처 : 교통신문(http://www.gyotongn.com)
김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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